클래식 록처럼 친숙하고 편안한 사운드로 모두의 일상에 침투한 일렉트로닉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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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More Time',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 'Digital Love' 등 2001년에 나온 이 앨범의 대표곡들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히트작입니다. Daft Punk의 이 신나는 트랙들은 음악에 진심인 팝 애호가들의 취향도 사로잡았죠. 그리고 그 외의 수록곡은 앨범의 일관된 방향성을 흩트리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음악 스타일을 훑어갑니다. 메탈 기타 사운드의 'Aerodynamic'이나, 몽롱한 SF물 같은 'Veridis Quo', Todd Edwards가 참여해 UK 개러지를 선보인 'Face to Face' 등이 좋은 예입니다. 일렉트로닉 음악이란 말은 어딘가 미래적인 요소를 품고 있는 듯하지만, 이 앨범 속 일렉트로닉 음악은 친숙하고 편안하면서 감성적 울림까지 전달합니다. 물론 로봇 헬멧을 쓴 프랑스인 두 명이 그 감성을 전하는 주인공이라는 사실은 다소 의외지만 말이죠.
"펑크, 디스코, 소프트 록, 80년대 팝, 뭐든 간에 Daft Punk는 절대로 추억 속의 사운드를 만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꿈속에 나타난 미래상에 가까워요. Daft Punk의 모든 곡에는 시대를 초월한 음악적 기법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이후 등장한 EDM, 그리고 테크노와 록을 접목한 음악에서 'Discovery'의 흔적을 찾아내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방향을 돌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 앨범의 계보에는 The Beatles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The Beach Boys의 'Pet Sounds'나 'Smile' 등이 있습니다. 이 아티스트들은 모두 팝을 하나의 예술로서 진지하게 접근했고, 한물간 것 같았던 과거의 음악 스타일을 새로운 맥락에 집어넣어 참신하고 진보적인 느낌을 추가했죠. 무엇보다 Daft Punk가 의도했던 것은 보편성이며, 'Discovery'는 그 목표를 200% 달성한 명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