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도사리는 거리의 삶과 범죄를 생생한 랩으로 그려낸 이스트 코스트 힙합의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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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I wasn't in the rap game/I'd probably have a ki, knee-deep in the crack game(내가 랩 판에 들어가지 않았다면/계속 마약 장사판에 빠져 있었겠지)'. The Notorious B.I.G.(Biggie Smalls)가 부르는 'Things Done Changed'의 가사 중 일부입니다. 행복했던 과거와 비정한 현재를 오고가는 그의 랩은 미국 거리에서 흑인의 삶이 어떤 것인지를 압축하여 보여줍니다. 거친 삶을 살아가며 얻은 쓰라린 경험을 속속들이 녹인 가사가 앨범 전반에 가득하죠. 선명한 하이 톤에 실은 Biggie의 탁월한 랩은 비트를 자유자재로 밀고 당기는 박자 감각과 펄떡이는 에너지를 모두 갖추고 있고, 바로 이런 요소들이 'Ready to Die' 앨범이 지닌 예술성이기도 합니다.
톤을 달리한 두 가지 목소리로 강도 현장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Gimme the Loot'와 삶의 고통과 죽음을 암시하는 'Suicidal Thoughts'에선 쓰라린 현실이 느껴집니다. 한편 성공을 향한 열망과 자신이 존경하는 힙합 영웅들에 대한 찬사가 공존하는 'Juicy'는 감동을 전하죠.
이 앨범에서 The Notorious B.I.G.는 빛과 어둠 사이를 오고 가며 랩에 감정을 싣는다는 게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Ready to Die'가 발매되고 나서 3년 뒤 24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강렬한 음악은 여전히 힙합 팬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Ready to Die'는 여전히 와닿습니다. 변함없이 생생한 스토리를 품고 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