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전자음과 몽환적 우울로 21세기 록의 새 지평을 열어젖힌 혁명적인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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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록의 혁신을 가져온 1997년 걸작 'OK Computer' 이후, Radiohead는 다음 앨범에서 더욱 야심 찬 성취를 이루려 했습니다. Thom Yorke는 자신이 록 밴드에 몸담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떨쳐내고자 했으며, Aphex Twin과 Autechre 등 혁신적인 일렉트로닉 아티스트들이 만든 음악을 들으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구했습니다. 그는 치열한 논쟁과 각고의 노력을 거치면서 4집을 작업했고, 그 과정에서 밴드가 거의 해산할 뻔했지만, 'Kid A'라는 또 하나의 화제작을 탄생시켰죠.
"아티스트나 뮤지션에겐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이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기가 있죠."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에서는 음산하고 몽롱한 사운드가 아름답게 퍼지고, 'The National Anthem'에서는 예측불허의 프리 재즈 사운드가 파도처럼 몰려옵니다. 'Idioteque'와 'Treefingers'는 각각 차가운 격정과 몽환적 명상이라는 양극단의 감성을 전자음으로 표현하죠. 'Kid A'는 Radiohead의 작품 중 가장 다채로운 음악적 시도를 담고 있고, 그 결과물은 파격적이면서도 치밀하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앨범이 나왔을 당시 'Kid A'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지만, 새로운 표현 양식을 과감하게 밀고 나간 이 앨범은 21세기 록의 새로운 차원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