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닉 음악과 오케스트라 사운드의 교차로에서 피어나는 시린 감성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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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출신 아티스트 Björk가 처음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얼터너티브 록 밴드 The Sugarcubes의 보컬일 때였습니다. 이후 1993년 'Debut'로 솔로 활동을 시작한 Björk는 록 대신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며 이전과 완전히 다른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세 번째 앨범 'Homogenic'은 이런 새로운 시도가 정점에 달한 작품으로, 차가운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향이 생동감 있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고독과 사랑에 대한 갈망을 생생한 언어로 묘사한 시적 가사 역시 마음을 사로잡죠.
"장르라는 게 무의미한 음악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깨달았어요."
'Homogenic'은 마치 기계와 유기체가 융합된 것처럼 기묘한 생명력을 내뿜습니다. 그러면서도 슬픔이 느껴지는 감정선을 유지하며 듣는 이를 빨아들이죠. 이 앨범은 많은 이에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Thom Yorke는 'Unravel'을 자신이 들어본 가장 아름다운 곡 중 하나로 꼽았고, Björk의 음악을 열광적으로 사랑한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은 'Alarm Call' 뮤직비디오의 감독을 맡기도 했죠. 20세기의 끝자락을 장식한 'Homogenic'은 일렉트로닉 음악과 진보적인 팝의 결합을 목표로 한 후배 아티스트들에게 커다란 영감을 제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