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뮤직의 역사에서 길어온 유연한 그루브로 가득한 네오 소울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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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Baduizm'이 발매될 당시, 텍사스 출신 싱어송라이터 Erykah Badu는 겨우 25세였습니다. 그렇지만 Billie Holiday를 연상시키는 재즈적 음색과 절묘한 그루브를 담은 이 앨범은 R&B계를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당시 차트에서는 메인스트림 R&B가 인기였지만 Badu는 작가주의적 접근을 택했고, 그 결과 네오 소울을 태동시킨 주역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더 대단한 방식으로 저 자신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음악에서 영적인 주제를 논하는 Badu의 방식은 그의 옷차림만큼이나 수수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사운드는 부드러우면서도 몽환적입니다. 노동과 빈곤, 사회∙정치적 압박, 연인의 외도 등 오늘날 여성을 둘러싼 여러 이슈에 대해 노래할 때도 환상적인 분위기가 흐르죠. 전설적인 베이시스트 Ron Carter와 당시엔 아직 무명이었던 필라델피아의 힙합 밴드 The Roots 등이 그의 노래에 느긋한 그루브를 깔아줍니다. 빼어난 완성도와 잠재력을 드러낸 'Baduizm'은 아프리카 중심주의를 향한 문화적 전환점 역할을 했습니다. 1930년대 블루스부터 1970년대 재즈 및 소울까지, Badu는 20세기 끝자락에서 블랙 뮤직의 풍성한 유산을 되짚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