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같은 사운드로 그려낸 흑인 여성의 서사. 분노와 치유의 공존을 꿈꾸는 블랙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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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 in your ways so you can wake up and rise(너의 길로 들어서, 깨어나고 일어설 수 있도록)'. Solange의 3집 'A Seat at the Table'의 첫 곡 가사입니다. 그때까지 그가 걸어온 여정을 압축한 노랫말이죠. 슈퍼스타 Beyoncé의 여동생이라는 위치를 넘어, 자신만의 진정성을 갖고 블랙 뮤직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거듭난 계기가 바로 이 앨범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대단한 통제력이에요. 미세한 변화와 고요 속에 엄청난 힘이 숨어 있죠. 그 힘은 커다란 금관악기 소리나 벨팅 창법 못지않게 강력합니다."
앨범은 인종 차별 비판과 흑인 문화를 향한 찬사, 개인적 고통에 대한 성찰을 노래합니다. 흑인의 권리 신장을 우아하고도 단호하게 요구하는 'F.U.B.U.', 본인이 겪은 성장통과 후유증을 세심하게 돌아보는 'Don't Wish Me Well' 등의 곡이 마음을 울리죠. 이 이야기들은 부모 Mathew Knowles와 Tina Knowles, 그리고 동료 래퍼 Master P가 내레이션을 맡은 간주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됩니다. 투쟁과 승리의 경험을 차분한 심정으로 빚어낸 'A Seat at the Table'은 여성 블랙 뮤직 아티스트가 이룬 위대한 성취 중 하나로 불릴 만합니다.